하.... 리뷰를 써야 하는데 일단 이 작품은 나에게 (다른 의미로) 뜻깊은 작품이다.
왜냐면...
난 이걸(이 단행본을) 산 적이 없다.
정말로.
구매내역 다 뒤져봤는데 난 이걸 산 적이 없다.
... 때는 바야흐로 이틀 전, 무분별한 BL 사재기 구입 때문에 비좁아진 책장이 아슬아슬해 보여서
주위에 있는 생활용품점(다이소 같은 곳인데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을 들러
작은 책장을 하나 샀다. 그리고 그걸 산 김에, 안 보는 책은 처분하고
잘 보는 책들은 책장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하는 식으로 정리를 하는데...
내가 도저히 본 적이 없는 만화책이 튀어나오는 거다.
(만화책이 넘쳐나서 감당이 안되는 바람에 급하게 산 책장과 대충 정리한 모습....)
난 내가 직접 구입한 책의 표지는 다 눈에 익어서 외운다.
그냥 막 사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정보를 알아보고 사기 때문에
(믿고 보는 작가님이면 그냥 사기도 하는데 일단 알아보고 사는 편이다.)
아니 외워진다;; 솔직히 한 달에 몇 백권 사는 것도 아니니까
외워지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이상했다. 어.... 이건 뭐지....??? 첨 보는 책이네......
.... 다시 한 번 반복하지만 나는 이걸 산 적이 없다 근데 내 집에 있다.
이걸 발견하고 너무 당황해서 온갖 구매내역 다 뒤져보고
(네픽, 알라딘, 아마존재팬, 토라노아나, 코미코미.. 진짜 다 뒤져봄;;;)
부탁한거 사서 보내주는 일본친구한테도 라인 보냈는데 그건 산 적도 보낸 적도 없다함...
하긴 얘가 보내줬으면 내가 기억을 못 할리가 없는데...
하... 어느정도 멘붕이 와서 하 진짜 이게 뭐지 하고 있는뎈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드는 생각 '그래도 어쨌든 수중에 있는 거니까 읽어나보자'ㅋㅋㅋㅋㅋㅋㅋ
오와루(おわる)라는 작가님의 귀축, 엔카운트(キチク、エンカウント)라는 작품이다.
(산 적 없는 책이지만) 제목을 보고 생각했다. '오~ 도전적인 제목인걸? 스고이'
그리고 몇 장을 넘긴 후....
급하게 덮었다. 갑자기 살색이 난무해서 당황했다.
아니 원래 야한거 좋아하는데 갑자기 에로가 닥쳐와서 당황했다.
맨날 하야카와 노지코님 작품만 파다보니깤ㅋㅋㅋㅋ보통..... 에로와 멀어져 있는데.....
아니 솔직히 BL에 에로가 나오는 건 좋은데 에로를 위해 BL을 보지 않는다.
어렸을 땐 그냥 야한게 좋아서 보기도 했었는데 나이가 들다보니 자연스레 취향이 변한 것 같다.
그래서 오직 에로(ㅅㅅ)만을 위해 굴러가는 스토리를 별로 안 좋아한다.
여튼 그래서 좀 당황했는데 다시 보기 시작해보니 나름 재밌었다.
솔직히.... 이 책은 간단히 말해서 스토리를 따지고 보면 안 되는 작품이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그냥 공장처럼 에로만을 위해 생산된 책은 일단 아닌거 같았다.
'오 이런 에로물도 가끔보니 나쁘지 않은데?라는 생각까지 했다.
.....
난.... ㄱ ㅏ끔....
에로물을 본 ㄷ ㅏ.....
ㄱ ㅏ끔은 에로물을 쳐다보지도 않는 ㄴ ㅐ가 별루ㄷ ㅏ....
맘이 끌ㄹ ㅕ서....
소ㄹ ㅣ치며... 에로물을 볼 수 있 ㄷ ㅏ는건...
좋은 ㄱ ㅓ ㅇ ㅑ.......
머... 꼭 스토ㄹ ㅣㄱㅏ 좋아야만 하는 건 ㅇ ㅏ니잖 ㅇ ㅏ...^^
난... 에로물ㅇ ㅣ..... 좋 다....
ㅇ ㅏ니....
ㅁ ㅓ리가 ㅇ ㅏ닌....
맘으로.... 에로물을 보는 ㄴ ㅐ ㄱ ㅏ 좋ㄷ ㅏ.....
.... 스토리는 정말 별 거 없다. 철야를 해서 지칠대로 지친 회사원이
새벽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야동소리를 다 흘리는 이케멘(이라 쓰고 아오미네라 읽음)을 마주치게 되고
새는 야동소리에 ㅂㄱ해버린 주인공을 이케멘이 쳐다보게 되면서 몸도 섞고 마음도 섞게 된다는..
그런..... 어찌보면 너무나 비현실적인... 하지만 에로뽕빨물이라서 납득이 되는 스토리...
철야하고 집에 가다가 너무 선명하게 들리는 얃옹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 주인공 사토 하지메(25세, 회사원)
무려 얃옹의 주인공은 사토가 평소 여신이라 부르는 AV배우 치히로쨩ㅋㅋㅋㅋ(치쨩이라 부름ㅋㅋㅋ)
사토가 계속 흘끔흘끔 쳐다보니까 시비거는 줄 알고 잡아 끄는데 하필이면ㅋㅋㅋㅋㅋ
사토도 건강한 남자라 거식이가 팔팔해져 있는 상태였ㅋㅋㅋㅋ
그거 보고 하는 말잌ㅋㅋㅋㅋㅋ '날 보고 서다니 기분나쁜뎈'ㅋㅋㅋ
... 그보다 난 얘 첨봤을 때 '...... 아오미네.....?'라고 나즈막히 불렀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까만 피부에 치켜올라간 눈썹이며 장신에 몸 좋고 등등... 여러모로 많이 떠올랐음.
살짝 중2병스러운 점이라던가 아니 쿠로바스에 그런 캐릭이 좀 많긴 하지만...
이 작가님에 대해 아직 알아본게 많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아마 쿠로바스 동인지 내신 적이 있지 않으실까..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대놓고 닮았을 리가 없... 쿨럭...
지하철에서 만난 얃옹 이케멘의 정체는
다름아닌 남자전문 호빠에서 일하는 호스트였다(정확히는 풍속점)
별의 별 내기(.....차마 뭔 내기인지 못 쓰겠다....)를 해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능욕을 한다던지
여튼 그 나이 먹도록 동정으로 살던 사토는 에로뽕빨물의 에로를 위해 능욕남한테 제대로 걸려서
갖가지 수난을 제대로 당한다. 허리가 작살이 날 것 같아
그리고 이 작품을 보면서 중학교 때의 향수가 떠올랐다.
내가 중학교를 다닐 무렵 구ㅣㅇㅕㄴㅣ의 인터넷 소설인 '늑대의 유혹'이 무지하게 인기를 얻으면서
그 때 인터넷 소설 붐이었다. ㅇ_ㅇ ㅠ_ㅠ이런 이모티콘이 절반이 들어있고
상황묘사나 플롯이 아닌 대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 인터넷 소설....
거기서 자주 나왔던 상황이 'ㅇㅇ공고 일진짱이 평범한 여학생에게 반하다' 뭐 이런 거였는데
이거 보면섴ㅋㅋㅋㅋㅋㅋㅋ그 때의 향수를 느낌ㅋㅋㅋㅋㅋ
그냥 철야하고 집에 가고 있었을 뿐인 평범한 남자가
단지 얃옹소리가 새어나와 그 쪽을 쳐다봤을 뿐인데 그 남자랑 응응을 하게 되고
둘은 결국 진지하게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함.
어디서 많이 본 스토리 진행이라 생각했다.
평범한 여주가 우연히 공고 일진짱이랑 부딪힌다→일진짱은 부딪혔으니 책임지라며 능글댐
→평범한 여주(꼭 평범해야함)는 단호히 거절하며 일진짱에게 덤벼듬→
공고 일진짱: 날 거절한 여자는 니가 처음이야....→둘은 투닥거리다 사랑에 빠짐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오랜만에 옛 향수를 떠올리닠ㅋㅋㅋㅋ너무 감당이 안되넼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난 이 작품 재밌었다. 대사도 뭔가 인터넷 소설 스럽기도 하고. '너 내꺼해라'라니.
이런 노래 있지않나? 내꺼해라였나.. 여튼....
보통 이런 뽕빨물에 스토리는 기대하기 힘든 법이고..^0^
나도 초반 몇 장 읽어보고 딱히 스토리를 기대하기 보단 에로에 집중하며
'얼마나 더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될까'에 몰입했더니
말그대로 딱 킬링타임용으로 제격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작가님이 그림을 꽤 잘 그리신다. 에로를 그린다고 해서 인체를 꼭 잘 그린다는 법이 없어서..
BL이 됐든 GL이 됐든 순정이 됐든, 에로를 표방하는 작품이면서도
신체를 정말 잘 못 그리는 작가님을 많이 봤기 때문에 ㅂ_ㅂ....
그림이나 그림체 그 자체에 대한 불만은 거의 없던 작품이었다.
아, 다만 가끔 사토(수)가 너무 여성스럽게 그려지거나 쇼타스럽게;; 그려질 때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여자같은 수랑 쇼타물을 진짜 싫어하기 때문에 이 땐 좀 부담스러웠음.
그리고 치히로(공)의 직업(호스트)이 작업이니 만큼, 사토가 감정에 점점 진지해져 가면서
치히로를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다(치히로에게 더 이상 휘둘리고 싶지 않다)던가
이제 다 잊고(치히로와 있었던 일들)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생각하면서 끙끙대기도 하고
자길 마치 성욕처리 도구처럼 다루던 치히로에게 사실은 좋은 녀석이구나 하는 생각도 하면서
이리저리 고민하는 사토의 모습이 꽤나 귀여워서...
그냥 '오직 ㅅㅅ하는 장면만을 위해' 만들어진 아무의미없는 에로뽕빨물 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나름.. 알콩달콩한 맛도 있고...
보통 '자위행위'만을 태어난 에로게를 누키게(拔きゲー)라고 하는데
치루치루였나? 거기서 이 작품 리뷰를 보니 '여자를 위한 누키게. 작품성 제로.'라고 악평을 해놨더라 -0-;;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이 작품을 발행하는 출판사가 (죽서방.竹書房ㅋㅋ) 에로도가 높은걸로 유명하기도 하고
(죽서방에서 나온 단행본 중 올해 가장 히트친게 아마 야타모모가 아닐까 하는데
야타모모도 무지 절륜하고 에로하지만 누키게라고 치부할 순 없으니까)
애초에 작가님이나 담당자님도(뒤에 후기를 보니 스토리 라인 자체를 거의 담당자가 짜주셨더라)
에로!!! 좋아!!!!하시는 분들인 것 같은데... 단순히 에로가 중점이 되고
스토리나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해서 누키게라 하는건 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토리가 아예 무시되는 것이 아니라,
(어찌보면 BL에서 너무나 흔하다고 할 수 있는) 몸을 섞다보니 마음도 섞게 되었다-
라는 그 중심스토리와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작은 갈등들도 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너무나 BL스러운 그리고 동시에 조금 오글거리지만 인터넷소설 스러운,
말그대로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에로한 킬링타임용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킬링타임용' 작품 중에서도 꽤나 맘에 들어서(아오미네 닮아서 그런거 아님..)
이런 만화책이 우리집에 존재한다는 걸 알게된 후 수시로 읽었다.
화장실에서 볼 일 보면서 읽고.. 치킨 시켜놓고 기다리면서 읽고....
약속시간 다 되어가는데 준비는 다 한 상태에서 시간 좀 떼우느라 읽고.......
그야 재밌으니깤ㅋㅋㅋㅋ하야카와 노지코님이 내게 된장찌개라면 이건 라면이랄깤ㅋㅋㅋㅋ
작가님이 '이런 설정 좋아!!!!!' 또는 '이런 대사 좋아!!!!!!' 하면서 그리신게 눈에 보임ㅋㅋㅋㅋㅋㅋ
다만 작가님이 사토를 좀 더 '박/력/있/는 수로 그려주셨다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은 했다.
작가님이 개그욕심이 좀 있으신지... 그 개그욕심이 잘 안 통할 때도 있지만..
캐릭터들이 귀여워서 꽤나 아기자기한 맛이 난다.
그리고 늘 치히로한테 당하는 사토를 보면서 든 생각....
크흡.... 사토 힘내라...... 허리 건강 잘 지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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